드라마 『태양인 이제마』는 2002년 KBS2에서 방영된 시대극으로, 조선 말기의 의학자 이제마의 삶과 그가 창안한 사상의학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입니다. 난치병을 앓으면서도 이를 극복하고자 했던 이제마의 의학 연구와 인간적인 고뇌, 사랑과 우정을 그려내며 한국 의학의 뿌리와 정신을 조명한 작품입니다.
■ 줄거리
이제마는 함경도 함흥에서 태어나 병약한 몸으로 평생 고통받으면서도 의학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갖게 됩니다. 어린 시절부터 총명했던 그는 학문과 무예를 겸비한 인물이었고, 특히 스승인 구자인에게서 의학을 배우며 명의의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구자인의 가르침을 따르면서도 기존 한의학의 틀에 의문을 품게 되고, 사람의 체질에 따른 치료법이 달라야 한다는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됩니다.
이제마는 인간을 네 가지 체질인 태양인, 소양인, 태음인, 소음인으로 나누고, 체질에 맞는 약재와 생활습관, 음식, 치료법을 달리해야 한다는 사상의학 이론을 발전시킵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지병을 다스리려는 노력과 함께 수많은 백성을 치료하며 명성을 얻게 되지만, 기존 의학계의 반발과 질투, 정치적 음모 속에서도 끊임없이 자신의 뜻을 펼쳐갑니다.
드라마는 이제마의 학문적 여정뿐 아니라, 그를 둘러싼 사랑과 갈등, 가족사까지 섬세하게 그립니다. 어린 시절 인연을 맺은 설이, 스승 구자인의 딸 운영과의 사랑, 그리고 권력과 명예를 좇는 주변 인물들과의 대립이 얽히며 인간 이제마의 고독과 결단을 보여줍니다.
■ 주요 등장인물
- 이제마(최수종): 난치병을 이겨내기 위해 의학을 연구하다 사상의학을 창안한 조선 말기의 명의. 태양인의 기질을 지닌 강인한 인물.
- 설이(김유미): 몰락한 무당의 딸로 이제마를 헌신적으로 사랑하며 그의 곁을 지키는 여인.
- 운영(유호정): 이제마의 스승 구자인의 딸. 이제마를 사랑하여 그와 결혼하고, 그의 연구와 삶을 함께하는 소양인 기질의 인물.
- 구자인(이정길): 이제마의 스승이자 한의학계의 권위자. 기존 의학을 고수하며 이제마의 새로운 사상에 반감을 가지게 되는 인물.
- 장상욱(오대규): 구자인의 제자로, 이제마와 경쟁하며 그를 끊임없이 방해하려 합니다.
- 좌명(길용우): 학문과 천문에 능한 현자로, 이제마에게 정신적 스승 역할을 합니다.
- 최문환(임호): 이제마의 친구였으나 반역을 도모하며 비극적 최후를 맞는 인물.
- 이반오(박철호): 이제마의 아버지로, 자신의 실수로 태어난 이제마에게 냉담하게 대하지만 속으로는 안타까워합니다.
- 공씨(송옥숙): 이제마의 생모로, 주막집 딸로서 평생 이제마에게 마음의 상처를 줍니다.
- 안 씨(양금석): 이반오의 정실부인으로 이제마에게 질투심을 품고 괴롭히는 인물.
- 충원공(김무생): 이제마의 조부로, 이제마를 가문에 들이고 극진히 아낍니다.
- 제준: 이제마의 이복동생으로, 형을 이해하고 돕는 인물.
■ 결말
드라마의 후반부는 이제마가 사상의학을 체계화하고 책을 집필하며 조선 의학사에 혁신을 일으키는 과정에 집중됩니다.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으로 사상의학 이론을 완성한 이제마는 결국 자신의 지병도 극복하지 못하고 요절하지만, 그의 사상은 이후 많은 의사들에게 전해져 한국 전통 의학 발전의 기틀이 됩니다.
또한 사랑했던 운영과의 이별, 설이의 희생, 주변 사람들과의 갈등이 풀리며 인간 이제마의 깊은 외로움과 사명감을 드러냅니다. 비록 짧은 생애였지만, 자신의 학문과 신념을 지켜내며 조선 후기 의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이제마의 삶은 진한 감동과 울림을 남기며 끝을 맺습니다.